[데일리인천=편집국] 인하대학교 이근형 화학·화학공학융합학과 교수 연구팀이 국립부경대학교 이지열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한 종류의 고분자 반도체만으로 ‘0·1·2’ 세 가지 논리 상태를 구현하는 3진 논리소자를 개발했다. 서로 다른 반도체를 결합하는 복잡한 구조 없이 안정적인 중간 상태를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디지털 전자기기는 주로 ‘0’과 ‘1’ 두 가지 상태로 정보를 처리하는 이진 논리를 쓴다. 세 가지 이상의 상태를 활용하는 다진 논리는 같은 수의 소자로 더 많은 정보를 표현할 수 있어 소자와 배선 수를 줄이는 데 유리하다. 반도체 미세화의 한계를 보완할 기술로 주목받지만, 서로 다른 반도체를 결합하는 기존 방식은 제작 공정이 복잡했다.
공동연구팀은 한 종류의 고분자 반도체에서 전압에 따라 전기적 특성이 두 단계로 달라지는 현상에 주목했다. 낮은 전압에서는 이온이 반도체 내부로 들어가지 않고 표면의 전하 분포를 바꾸는 ‘정전기적 도핑’이 일어난다. 전압이 높아지면 이온이 내부로 침투하는 ‘전기화학적 도핑’으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두 과정 사이에서 전압이 변해도 전류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는 구간을 확인했다. 이 구간을 활용해 전류가 적게 흐르는 상태와 많이 흐르는 상태 사이에 중간 상태를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세 가지 논리 상태를 구분하는 ‘3진 인버터’를 구현했다. 인버터는 입력 신호에 대응해 반전된 논리 신호를 출력하는 회로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연산 활용 가능성도 점검했다. 실제 소자의 특성을 반영해 손글씨 숫자 데이터셋 ‘MNIST’로 인식 성능을 평가한 결과, 3진 신경망은 89.3%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비교 대상인 이진 신경망의 74.1%보다 15.2%포인트 높다.
연구 논문은 ‘정전기적 도핑에서 전기화학적 도핑으로의 순차적 전환을 통한 단일 고분자 기반 다진 논리 구현’(Single-Polymer Multi-Valued Logic Enabled by Sequential Electrostatic-to-Electrochemical Doping)이라는 제목으로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제36권 제79호에 게재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과 산업통상부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의 고부가첨단석유화학소재전문인력양성 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근형 교수는 “한 종류의 고분자 반도체에서 두 가지 도핑 과정을 순차적으로 제어해 안정적인 중간 논리 상태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복잡한 이종접합 없이 다진 논리를 구현하는 이번 연구가 저전력 컴퓨팅과 기기 자체에서 인공지능을 구동하는 엣지 AI 소자의 새로운 설계 전략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하대·부경대, 고분자 반도체 하나로 3진 논리소자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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