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인천=편집국] 강태준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공동으로 하중을 견디면서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구조전지’ 복합재를 개발했다. 구조전지는 구조물을 지탱하는 기능과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능을 하나의 소재에 결합한 기술이다. 연구팀은 물 기반 전해액을 쓰는 아연이온 하이브리드 슈퍼커패시터를 고강도 복합소재에 통합했다.

전기차와 드론, 센서를 탑재한 스마트 물류기기에서는 배터리가 별도의 무게와 공간을 차지한다. 구조물 자체에 에너지 저장 기능을 부여하면 이런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전기차 차체나 드론 날개를 가볍게 만들거나, 스마트 유통상자가 내용물을 보호하면서 온도·습도 모니터링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응용할 수 있다.

기존 구조전지 연구는 주로 리튬이온전지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가연성 유기 전해액에 따른 안전성 문제와 리튬 자원의 지역적 편중에 따른 가격·공급망 부담이 실용화의 과제로 꼽힌다. 연구팀은 물 기반의 비가연성 전해액과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저렴한 아연을 활용해 이런 부담을 낮추고자 했다.

용량을 높이기 위해 탄소 전극막을 여러 겹 쌓고 열과 압력을 가해 접합하는 방식으로 두껍고 균일한 전극을 제작했다. 제한된 면적에 활물질을 더 많이 담은 것이다. 또 방탄복 등에 쓰이는 고강도 아라미드 소재를 나노섬유 형태로 전해질 층에 도입해, 반복적으로 힘을 가할 때 층이 분리되는 현상을 억제했다.

개발한 복합재는 500회 충·방전 후에도 초기 에너지 저장 성능의 76%를 유지했다. 인장강도는 114MPa, 탄성계수는 2.8GPa를 기록했다. 인장과 굽힘 하중을 각각 100회 반복한 시험에서도 초기 전기용량의 80% 이상을 유지했다.

연구에는 최유승 기계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생과 신길용 박사후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고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강 교수는 “안전성과 경제성을 갖춘 소재로 하중 지지와 에너지 저장 기능을 통합해, 다양한 전동화 구조체에 적용할 수 있는 구조전지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의 ‘딥사이언스 창업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사업화 기반을 마련했으며, 기술 고도화와 창업을 통해 산업 현장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